회복주(酒)와 또 다른 회복주(走)

 2016.11.07 (월)

올 한해도 2016중앙서울마라톤대회를 뒤로하고 서서히 저물어간다.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주자들은 나름대로 풍요로운
만추를 즐겼으리라 짐작된다.

이어지는 무리들마다의 뒷풀이가 어쩌면 결승선을 지나서 새롭게
시작되는 또 다른 기대되는 경기일지도 모른다.

1.회복주(酒)
42.195km를 달리고나면 우리 몸은 장시간 근육사용에 따른 몸살?을 앓는다.
 평상시보다 훨씬 큰 육체적 충격이 가해졌기에 후유증에 시달린다.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만들어 몸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사용한 댓가로 우리 몸은 그 에너지를 채워 넣으려는 본능적인 생리작용이 시작된다.

달리면서 손상된 근육세포들이 세포막을 뚫고나와 혈액을 이동하고 그 부산물을 처리하느라 간(肝,Liver)은 본격적인 중책을 수행하게 된다.

전신의 염증반응로 인하여 체온은 올라가고, 달리면서  땀과 호흡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채우려 세포는 끊임없이 수분을 끌어당긴다.

간은 근육세포의 손상으로 인한 노폐물을 분해하고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 간 자신이 갖고 있던 일부의 글리코겐도 전부 소모했던 터라 스스로도 무척이나 피곤한 상태이다.



여기에 알콜이 들어가면 간은 이 알콜을 분해하고자 중노동?에 시달린다.

어느 것이 먼저 분해될까? 액체로 들어온 알콜이 먼저 도달하면 그것을 분해하느라 손상된 근육세포를 분해하는 일은 어쩔 수없이 뒤로 미뤄진다.


엎친데 덥친 격이라고나 할까요?


적당한 음주는 회복을 돕는다. 마치 도우미처럼.. 다만 여기서 도움이 되는 수준은 많아야 2~3잔 정도이다.

그 이상은 스스로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일 뿐~~~



그렇지만 인간만사가 그렇게 이론적으로만 살아가지지 않는 것이기에 사회적인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신체의 회복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게 사람 사는 모습이기도 하다.

2.회복주(走)
풀코스를 달리고나면 완주 후 24시간정도 흐르면서 염증반응이
최고조에 도달한다.

대회 다음날 오후3~5시쯤 노곤하고 나른함을 호소하게 된다.

다만 이 시간대를 정점으로 염증반응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며 손상된 근육세포들을 분해하고 새로운 근육세포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매일매일 급격한 변화가 진행된다.

순조로운 방향으로.....2~3일쯤 지나면 염증반응이 감소하면서 과긴장되었던 근육, 인대, 건. 뼈들에서 이상신호가 오기도 한다.

약간의 통증이나 불편함 등이다.

과흡수되었던 수분들도 빠져나가 우리 몸은 달리기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즉 회복이 진행된다.

체중도 일시적으로 올라갔다 원위치되기고 한다.
이 시기가 회복에 아주 중요한 기간이다.

아직 근육세포 손상으로 인한 염증반응이 소멸되지도 않았고, 과사용으로 인한 국소적인 염증반응(통증)이 남아 있으며, 새로운 세포들이 원래의 위치로 회복해 가는 불안정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이른 달리기는  손상과 염증을 가중시킨다.

운동 후의 개운함과 회복된 느낌은 받을 수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회복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충격을 가하기에 어린, 새로운 아(兒)세포가 채 여물기도 전에 손상으로 이어진다.

적당한 회복주의 시작은 염증반응이 완전히 소멸되고 새로운 세포가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인, 완주후 최소한 5~6일 지난 후 실시 하는 것이 달리기와 내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이다.

두 가지 회복주의 조화가 그리 쉽지 않음을 이해하는

Muscle guy
이윤희 Ph.D.올림.